
[뉴스턴=고인영 기자] 전남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안전을 위해 뛰어다니는 아이를 제지한 직원이 고객의 항의를 받고 무릎 꿇고 사과한 사건이 알려지며 ‘고객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이소 측은 피해 직원에 대한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확산…”말도 안 되는 상황” 목격담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시간 다이소 진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 글은 소셜미디어(SNS) 쓰레드와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목격자 A씨는 “방금 다이소에 갔다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봤다”며 “아이가 매장에서 뛰어다니고 있었고, 출입문 근처라 직원이 다칠까 봐 ‘뛰면 위험하다’는 식으로 말한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그런데 아이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며 “엄마뻘 되는 직원에게 폭언하면서 컴플레인을 건다고 협박했고, 결국 직원이 무릎까지 꿇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공개…”직원이 뭔데” 고객 언성
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다이소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손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사과하는 모습이 담겼다. 직원이 “여기는 굉장히 위험하다”며 아이를 제지한 이유를 설명하자, 여성 고객은 “그래서 내가 아까 제지했다. 제지는 엄마가 한다”며 “직원이 뭔데 손님이 얘기하는데 이래라저래라 하나”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일이나 하지 계속 애만 쳐다보고 있다”며 직원을 몰아붙였고, 결국 다른 손님이 “그만하시라”며 여성 고객을 말리면서 영상이 끝났다.
온라인 공분 확산…”진상 처벌법 필요”
이를 본 누리꾼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주변에서 말렸어야 되는 것 아닌가” “업무방해·모욕죄로 고소해야 한다” “진상 처벌법이 필요하다” “본인 자식 교육이나 똑바로 시키지”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또한 “직원 보호 좀 해줬으면 좋겠다” “진상이 민원 넣는다고 다 들어주지 말아라” 등 본사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다이소 “형사고소·심리상담·유급휴가 지원” 약속
사건이 알려진 후 다이소 고객만족실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다.
다이소 고객만족실은 최근 한 네티즌 민원에 “이미 본사에서도 인지해 전반적인 매장 서비스 점검 및 직원 보호 관련 부서를 통한 직원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직원에게는 유급휴가와 전문 심리상담 지원, 필요시 업무 전환, 형사 고소 의지가 있을 경우 지원까지 약속드린다”고 답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본사 “구체적 결정은 직원 의사 따라”
다만 다이소 본사 관계자는 28일 “고객만족실 답변과 같이 직원 안전과 케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직원이 안정되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서 최대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해당 직원은 현재 유급 휴가 중이며, 직원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무릎 꿇으라” 강요는 없었다…다른 건으로도 항의
다이소 측은 여성 고객이 직원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한 적은 없었고, 직원이 고객에게 사과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판단해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 고객은 아이 제지 건 외에도 다른 건으로 직원에게 항의했으며, 이 건에 대해서는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서비스업 종사자에 대한 ‘고객 갑질’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직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