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프온=고인영 기자] 지난 17일 밤, 백종원이 7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복귀를 향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MBC와 STUDIO X+U가 제작한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이하 ‘남극의 셰프’)가 첫 방송을 시작하며 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는 백종원과 배우 임수향, 채종협, 가수 수호가 남극 세종과학기지 ‘명예 대원’ 자격으로 월동 대원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를 준비하는 과정이 담겼다.
■”배춧값 보고 깜짝 놀랐다”…기후 위기 강조한 백종원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남극행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는 “이번 여름에 깜짝 놀랐다. 배춧값이 장난 아니었다”며 일상에서 체감한 기후 변화를 언급했다.
이어 “남극은 기후변화의 제일 시작이다. 그걸 연구하기 위해 가 있는 분들이 되게 힘들게 잘 버텨주고 있는데, 대원들을 위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할 수 있으면 해야 하지 않나. 약간의 사명감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괜히 진지해지는데? 부담이 있었다 사실”이라고 덧붙여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논란 속 연기됐던 방송, 7개월 만의 복귀
‘남극의 셰프’는 원래 올해 4월 방송 예정이었다. 지난해 11월 남극에서 촬영을 마쳤지만, 방송은 계속 미뤄졌다. MBC 측은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인한 편성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백종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초부터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햄 선물세트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표기 오류, 허위광고, 주류 면허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백종원은 3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사과했고, 5월에는 재차 사과하며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5일간의 대기 끝에 입성한 남극
첫 방송에서는 명예 대원 4인방이 남극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이 그려졌다. 이들은 해상·소방·육상 안전훈련을 거쳐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무려 5일간 대기해야 했다.
눈보라와 살얼음으로 계속된 비행 취소에 좌절하던 이들은 5일째 되는 날 마침내 남극행 비행편을 확정받았다. 남극 킹조지섬에 첫 발을 내딛은 임수향은 “경이로워지는 마음이었다”고 감동을 전했고, 수호는 “평생 다시 경험하기 힘든 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빙벽 2km 후퇴…직접 목격한 기후 위기
세종과학기지로 향하는 과정에서 출연진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직접 목격했다. 마리안소만에서 해상안전대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빙벽이 무너져 내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과거 대비 빙벽이 약 2km 후퇴했고, 2025년 현재 기반암까지 드러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드디어 한국에서 1만 7240km 떨어진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도착한 이들은 21년 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전재규 대원의 동상 앞에서 묵념하며 입소를 완료했다.
■”남극의 셰프 아닌 도둑”…여전히 냉랭한 반응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관련 영상에는 “이미지 세탁”, “점주들에게 먼저 사과하라”, “자숙해라”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출연진이 별도의 식재료를 챙겨가지 않은 채 이미 식재료가 부족한 기지를 찾아간 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남극의 셰프가 아닌 남극의 시프(도둑)”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앞서 가맹점주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지난 11일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편성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백종원의 출연 장면을 삭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남극의 셰프’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50분 MBC에서 방송되며, U+tv와 U+모바일tv에서는 같은 날 0시에 먼저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