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희토류, 혹독한 북극 환경과 인프라 부족, 막대한 비용이 현실 장벽으로 꼽혀

[뉴스턴=고영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희토류를 포함한 미개척 광물 자원에 강한 관심을 보이면서, 북극권 자원 확보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모터, 첨단 전자기기, 방산 장비 등 핵심 산업 전반에 쓰이는 전략 자원으로, 미국이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려는 과정에서 ‘대체 공급지’로 거론된다. 다만 그린란드의 광물 개발은 기대와 달리 현실적 난관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희토류로 중국 독점 약화” 구상…그러나 ‘채굴’이 문제
미국 내에선 그린란드 지하자원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 우위를 흔들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실제로 그린란드에는 약 150만 톤 규모의 희토류가 암석에 매장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지금까지 다수 프로젝트가 탐사 단계에서 크게 진척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첫 번째 장벽: 혹독한 북극 환경과 짧은 작업 창
그린란드의 상당 지역은 얼음으로 덮여 있고, 광물 매장지가 외딴 북극권에 위치한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장비·자재를 옮기는 것부터가 비용이며, 기후와 계절에 따라 작업 가능한 기간이 제한된다. 기상이 나빠지면 공정이 지연되고, 물류·운송비가 급증해 사업성이 흔들릴 수 있다.
두 번째 장벽: 인프라·노동력 ‘제로에 가까운 출발’
채굴 사업은 도로·항만·전력·숙소·통신 등 기반 시설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그린란드는 인구가 적고, 개발 인프라가 제한적이라 광산 운영을 위해 ‘처음부터 깔아야 하는’ 요소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숙련 인력 수급도 쉽지 않아 외부 인력을 상시 투입해야 하고, 이는 운영비를 더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 번째 장벽: 민간 투자 유치의 벽…돈이 모이기 어렵다
희토류 광산은 초기 투자금이 매우 크고, 회수 기간도 길다. 그래서 “민간이 ‘황금 항아리’를 확신했다면 이미 자본이 몰렸을 것”이라는 식의 회의적 시각도 등장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중국 의존 축소를 전략 과제로 삼는 만큼, 금융·보증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를 경우 일부 프로젝트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미국 수출입은행(EXIM)이 그린란드 희토류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검토한 사례도 보도됐다.
네 번째 장벽: 환경 규제·지역 여론…‘개발’보다 ‘수용성’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환경 훼손, 전통 생업(어업·목축 등)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광산 개발은 단순한 경제 이슈가 아니라 지역 사회 수용성과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규제를 완화하거나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점유” 없이도 가능한가…그린란드는 이미 ‘개방된 시장’
또 다른 쟁점은 ‘그린란드를 통제해야만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 내 자치 지역이지만, 해외 투자를 유치해온 개방적 시장이라는 점에서 외국 기업이 사업 기회를 찾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즉 강경한 정치적 메시지가 오히려 협력 환경을 악화시키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자원에 관심을 키우는 배경은 분명하지만, 광산 개발은 지리·기후·인프라·자본·규제·여론이 동시에 풀려야 가능한 장기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특정 프로젝트에 정부 금융이 붙고, 정제·가공(다운스트림)까지 공급망 전략이 맞물릴 경우 ‘상징적 성과’가 나올 여지는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