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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6’ 11주 연속 1위…불확실성 시대, 미래 전망서로 몰린다

[뉴스턴=고인영 기자] 새해를 앞둔 12월, 국내 출판 시장이 ‘미래 전망’ 열풍으로 뜨겁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6’이 11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교보문고가 11일 발표한 최신 주간(12월 4~10일)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망서와 처세서, 미래 예측 도서들이 상위권을 장악하며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책을 통해 내년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6’ 11주째 정상…식지 않는 인기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6’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11주째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 경제 전망서 분야를 대표하는 이 도서는 내년의 경제와 트렌드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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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통해 집계한 ’11월 화제의 책 200선’에서도 ‘트렌드 코리아 2026’은 판매량 최다 도서로 확인됐다. 출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연말 도서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문학·인문 도서도 건재…’절창’ 2위 유지

구병모 작가의 장편소설 ‘절창’은 변동 없이 종합 2위의 순위를 이어갔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 강사 최태성의 ‘최소한의 삼국지’는 직전 주보다 17계단이나 급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삼국지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양귀자의 ‘모순’은 4위로 1계단 올라서며 중견 작가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5위는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의 ‘다크 심리학’이 2계단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전과 처세서 약진…삶의 지혜 찾는 독자들

6위는 손자의 고전 ‘손자병법’이 차지했다. 인생의 지혜를 살피는 교양 인문서로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2500년 전 병법서가 현대 독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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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 중 핵심 개념인 ‘초인'(Übermensch)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위버멘쉬’가 차지했다. 철학서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를 끌며 독자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최서영의 ‘어른의 품위’는 8위를 기록했고, 한로로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9위에 올랐다. 성해나의 소설 ‘혼모노’는 10위를 차지했다.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와 독서 후기에 힘입어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경제·미래 전망서 강세…상위권 대거 진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11월 집계에서는 경제·소비 동향 도서와 미래 전망서가 다수 상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머니 트렌드 2026’ 등 경제 분야 도서와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AI 2026 트렌드 & 활용백과’ 등 미래 예측 도서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같은 성찰 분야 도서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경제적 불안과 함께 정신적 안정을 추구하는 이중적 독서 경향이 드러났다.

 

11월 도서 매출 전월 대비 5.7% 증가

11월 전체 도서 매출액은 1329억 원으로 전월(1257억 원) 대비 약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긴 명절 연휴 여파로 크게 줄었던 10월 매출이 다소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1372억 원)과 비교하면 약 3.1% 감소한 수치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가 길게 이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출판전산망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올해의 책을 톺아보는 다양한 기사와 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숨은 책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확실성 시대의 독서 트렌드…’생존 전략’으로 책 찾는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의 장기 1위 행진은 단순한 베스트셀러 현상을 넘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독자들은 미래 전망서를 통해 내년을 준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생존 전략’으로서 트렌드 분석서를 찾는 것이다.

‘AI 2026 트렌드 & 활용백과’ 같은 도서의 인기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일자리 변화, 업무 방식 혁신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독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다.

경제서와 함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손자병법’ 같은 처세서와 성찰 도서가 동시에 인기를 끄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물질적 대비와 함께 정신적 평온을 찾으려는 이중적 독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출판 시장 구조적 변화 예고…실용서 중심 재편

출판 시장의 이런 흐름은 몇 가지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순수 문학이나 교양서보다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서, 자기계발서, 처세서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말연초 시즌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트렌드’ 시리즈의 성공은 출판 시장의 시즌성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각 계절과 시기에 맞는 콘텐츠 기획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유튜브 채널 운영, 팟캐스트 출연 등이 늘어나면서 책이 단일 매체가 아닌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일부로 기능하는 추세다. ‘트렌드 코리아’도 강연, 영상 콘텐츠 등으로 확장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데이터 기반 예측서·맞춤형 실용서 증가 전망

업계에서는 출판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세분화·전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한 트렌드 분석을 넘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교한 미래 예측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근거 있는 분석과 데이터에 기반한 전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직업별, 관심사별로 세분화된 실용서도 증가할 전망이다. ‘2030 재테크’, ‘5060 건강’, ‘프리랜서 생존법’ 등 타깃이 명확한 도서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 오디오북 시장이 확대되면서 종이책과 디지털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실용서의 경우 검색과 업데이트가 용이한 디지털 형태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독서 모임, SNS 북클럽 등이 활성화되면서 책이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매개체로 기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용성과 인문학적 가치 균형 찾아야”

출판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지혜를 구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순수 문학과 교양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실용성에 치우친 독서가 장기적으로는 사고의 깊이와 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출판 시장은 실용성과 인문학적 가치, 종이책과 디지털, 개인 독서와 커뮤니티 활동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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