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턴=고인영 기자] 서울신라호텔은 16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1층 더 라이브러리에서 판매하는 겨울 시즌 딸기빙수 가격을 10만 2000원으로 공지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 가격인 9만 8000원에서 4.1% 인상된 금액이다. 1년 사이 4000원이 오르면서 빙수 가격이 처음으로 10만원대에 진입했다.
빙수와 로제 스파클링 와인 2잔이 함께 제공되는 세트 상품은 13만 4000원에 판매된다.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서민 물가와 대조
서울신라호텔의 딸기빙수가 10만원을 넘어서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빙수 하나에 10만원”, “평범한 빙수랑 뭐가 다르길래” 같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 카페나 디저트 전문점의 딸기빙수 가격이 1만2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51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대표 메뉴인 딸기빙수가 평균 1만 5000원 선임을 감안하면 서울신라호텔 제품은 약 7배 비싼 가격이다.
물론 특급호텔 디저트는 프리미엄 재료 사용, 럭셔리한 공간, 서비스 등이 가격에 반영된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체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10만원 빙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50만원 케이크 논란 직후…연이은 초고가 메뉴
그런데 이 제품이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유튜버 ‘흑백리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50만원짜리 케이크”라며 해당 제품을 소개했는데, 공식 사진과 달리 장식 색상이 다르고 표면에 금이 가 있었다.
공식 사진에는 흰색 장식이 올라가 있었지만, 실제 배송된 제품에는 빨간 장식이 올라가 있었다. 초고가 제품임에도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흑백리뷰는 댓글을 통해 “패스트리 부티크 매니저가 민망할 정도로 거듭 사과했다”며 “케이크 재발송, 기프트 아이템 제공 등 보상 방안을 제시했지만 맛 자체는 만족해 정중히 사양했다”고 전했다.
호텔신라 측도 “잘못된 제품이 나간 것은 분명한 실수이며 유튜버에게 사과드렸고 원하시면 교환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50만원 케이크 품질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10만원 빙수가 출시되면서, 명품 호텔의 가격 정책과 품질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일고 있다.
명품 호텔 F&B 가격 상승세 지속
서울신라호텔의 이번 가격 인상은 특급호텔 F&B(식음료)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간 특급호텔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임대료 증가 등을 이유로 F&B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왔다. 특히 시즌 한정 메뉴나 시그니처 디저트의 경우 프리미엄 가격 책정이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 F&B는 단순히 음식값이 아니라 공간, 서비스, 브랜드 가치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라며 “타겟 고객층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반 물가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신라호텔 딸기빙수는 매년 시즌이 되면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VIP 고객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는 소비자들이 주요 타겟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무리 명품 호텔이라지만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은 과하다”, “서민들은 물가에 허덕이는데 호텔은 매년 가격만 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례는 한국 사회의 소비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10만원짜리 빙수, 50만원짜리 케이크가 판매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편의점 도시락과 1000원 커피로 끼니를 때우는 현실이 공존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특히 외식 물가는 2.8%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명품 소비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소비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명품, 프리미엄 F&B, 럭셔리 호텔 등 고가 상품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양극화가 단순한 소비 격차를 넘어 계층 간 심리적 괴리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