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턴=고영우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각종 도덕성 논란과 의혹에 대한 여야의 집중 포화 속에 24일 새벽 종료됐다. 이 후보자는 자녀의 ‘파경 위기’까지 언급하며 눈물로 해명했으나, 여당 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며 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파혼 위기라 합가” 해명에 비난 폭주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서울 반포동 고가 아파트(래미안 원펜타스)의 부정 청약 의혹이었다. 이 후보자는 청약 가점을 높이기 위해 결혼한 장남을 미혼 상태로 위장해 부양가족으로 등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장남이 결혼식 직후 배우자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살았다”고 답변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국토부 조사가 끝나자마자 며느리와 다시 합친 것은 명백한 위장 전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 김한규 의원조차 “이런 식의 해명은 여당이라도 옹호하기 어렵다”며 주택법 위반 소지를 질타했다.
보좌진 폭언 녹취 공개와 ‘비망록’ 진실 공방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똥오줌을 못 가리냐”며 고성을 지르는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비망록’의 실체도 논란이 됐다. 무속 신앙 의존 및 낙선 기도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했다.
자녀 입시 특혜·탈세 의혹… “기억 착오” 대 “검증 회피”
장남의 연세대 입학 전형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당초 ‘다자녀 전형’이라고 답변했으나 해당 연도에 전형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17년 전 일이라 차남과 혼동했다. 사회기여자 전형이 맞다”고 정정했다. 배우자의 영종도 땅 매각 관련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적법하게 납부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증명할 납세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청문회 말미에 “오늘 하루만 넘기자는 목표로 임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후보자에 대해 깊은 회의감이 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책 질의… 재정 건전성 기조 변화 논란
정책 분야에서는 과거 ‘재정 건전성론자’였던 이 후보자가 최근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지출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민생을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여야 간사는 주말 동안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나, 여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