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턴=고인영 기자]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교단과 정치권을 잇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송 모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송 씨가 최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장소에서 김 전 의원과 1시간 넘게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만남은 경찰이 김 전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기 불과 이틀 전에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이 만남 이틀 뒤인 15일 김 전 의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불법 자금 없었다” 서로 확인?
김 전 의원 측에 따르면, 이번 회동에서 김 전 의원은 불법적인 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지 않느냐며 송 씨에게 따져 물었고, 송 씨 역시 “그런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는 로비 의혹 자체를 알지 못했으며, 만약 불법 금품이 오갔다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개인 판단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김 전 의원 측은 주장했다.
송씨는 누구? IAPP 문서에 ‘회장’으로 기재
송 씨는 통일교 세계본부 산하 단체인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내부 문서에 ‘회장’으로 기재된 인물이다.
해당 문서에는 송 씨가 지난 2020년 김 전 의원에게 고문 수수료 명목으로 1400만 원 등을 지급해야 한다며 통일교 세계본부에 7000만 원대 예산을 요청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통일교 내 천주평화연합(UPF) 한국회장을 역임했다. UPF는 통일교의 대표적 정치인 후원 창구로 지목된다.
압수수색영장엔 “3000만원 현금 상자” 적시
압수수색영장에는 김 전 의원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총선에 사용하라”는 취지로 현금 약 3000만 원이 담긴 상자를 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통일교 측이 금품을 건넬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을 무고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경찰, 송씨 입건…김규환도 조만간 소환
경찰은 24일 송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송 씨가 윤 전 본부장과 함께 정치인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에서 2018~2020년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조만간 김 전 의원도 소환해 두 사람의 회동 경위와 금품 전달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학자 총재 추가 조사…윤영호는 불발
한편 경찰은 24일 오전 9시30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속 수감 중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2차 접견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낮 12시30분까지 3시간 진행됐다.
경찰은 통일교 회계 담당자들 조사 내용을 토대로 한 총재에게 금품의 실체와 금품 제공 지시 여부 등을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도 접견 조사를 시도했지만 당사자 측 사정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TM 특별보고’ 문건도 수사
경찰은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과 관련해 한 총재가 실제 보고를 받았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TM 특별보고는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주요 현안을 정리한 수천쪽 분량의 문건으로, 금품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정치인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24일까지 한 총재를 포함해 윤 전 본부장,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총 11명을 조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