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리함’ 넘어선 위기감…AI 확산에 커지는 고용 불안

[뉴스턴=고영우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직장인들에게 더 이상 ‘업무 효율 도구’로만 인식되지 않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AI가 노동시장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부의 양극화를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AI 기술 발전과 일자리 대체’를 주제로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7.9%가 AI 확산으로 노동시장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내 일자리가 먼저 사라질 수도”…대체 가능성 절반 육박
AI가 실제로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위기감은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48.2%가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불안감이 컸다. 20대 응답자의 58.1%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인정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30대(49.1%), 40대(47.3%), 50대(43.2%)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오히려 AI로 인한 직무 전환 속도를 더 현실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셈이다.
“10년 안에 온다”…AI 대체 시점은 이미 가시권
직장인들은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체 시기로는 ‘5년 이상’이 41.1%, ‘3~5년 이내’가 36.3%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다수가 향후 10년 안에 AI가 노동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는 상당수 직장인이 중·장기 경력 설계 과정에서 AI를 ‘현실적인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만 이익 보는 구조 안 된다”…AI 과세·안전망 요구 확산
AI 확산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 요구도 강했다. 응답자의 83.3%는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AI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AI로 이윤을 얻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공공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는 데에는 70.0%가 찬성했다. 기술 발전의 성과가 자본에만 집중되는 구조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학력·전문직도 안전지대 아니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순 노동뿐 아니라 고소득·고숙련 직군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데이터 분석과 표준화된 판단이 많은 직무일수록 AI 대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교육 수준이 높고 임금이 많은 직업이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면 서비스, 돌봄, 감정 노동, 예술 분야 등 인간 고유의 공감과 창의성이 필요한 직종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